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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1.04.22
조회
5396
제목
상황실 진두지휘 '사령관' 최은영 회장(연합뉴스 기사)
내용
<상황실 진두지휘 '사령관' 최은영 회장>

연합뉴스 | 11.04.22 07:09

김밥으로 끼니 때우며 위기극복 진두지휘
주부서 카리스마의 경영자로 '변신' 검증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차를 돌리세요. 오늘 모든 일정을 취소합니다. 선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긴장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합시다."

21일 새벽. 한진해운 최은영(49) 회장은 한진텐진호가 해적의 공격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몰렸다는 보고를 받고 공항으로 향하던 차를 돌려세웠다.

이날 최 회장은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1만TEU급 컨테이너선 '한진차이나' 명명식장에 가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이 선박은 한진해운이 발주한 5척의 1만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중 3번째 배로, 명명식은 해운사로서는 중요한 행사였지만 최 회장은 이를 전격 취소시켰다.

여의도 본사로 돌아온 최 회장은 곧바로 비상상황실에 들러 자세한 보고를 받은 뒤 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상황실에서 최 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본사 부장급 직원 두 명을 국토해양부와 외교통상부로 보내 상황에 협조하라는 지시였다.

선박 상황에 대해서는 해운사가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정부와 한진해운의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동시에 한진해운 소속 선박과 선원 관리를 하는 자회사인 부산의 한진SM에도 상황실을 설치해 화상회의로 정보를 공유토록 했다.

비상상황실의 실장은 대외적으로는 김영민 사장이었지만 최 회장은 이날 오후 9시 선원들이 모두 무사하다는 정부의 공식발표가 있기까지 상황실을 단 한번도 떠나지 않았다. 사실상 최 회장이 상황을 진두지휘한 셈이다.

최 회장은 상황실 임직원들에게 "선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상황을 처리해야 한다"며 "긴장하지 않으면 잘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서실 직원을 시켜 김밥과 샌드위치, 커피를 사오게 해 상황실 직원들과 함께 점심과 저녁 끼니를 해결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200여척의 선박을 운영하는 국내 1위 해운선사인 한진해운으로서는 처음 겪는 피랍 상황이어서 직원 상당수가 매우 동요하는 분위기를 보이자 최 회장은 농담을 던져가며 "긴장하지 말라"고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 상황이 들어올 때마다 직원들에게 곧바로 팩트 위주의 사실을 알리면서 안심시켜 내부 동요를 진정시켰다는 후문이다.

한진텐진호 선원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한진SM 대표가 선장과 통화하기 전엔 "무사해서 정말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한진텐진호가 평소 비상사태에 대비해 철저한 매뉴얼을 구축하고 실전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를 수행한 것은 한진해운의 시스템 경영이 빛을 발한 것이라는 게 이번 사태를 처리했던 정부기관의 공통적인 견해다.

이처럼 최 회장이 평상시의 준비와 함께 비상사태에 침착하게 대처하자 더는 주부가 아닌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확실히 다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실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해운업계가 사상 유례없는 불황에 빠지자 작년까지 전문경영인인 김 사장과 함께 극복하면서 경영능력을 상당부분 인정받았다.

그러나 남편인 조수호 전 회장의 타계로 2007년 1월부터 경영인의 자리에 올랐지만 경영경험이 없었다는 점에서 '주부'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다.

남성성이 지배하는 해운업체에 '섬세한 감성 경영'을 도입했다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진해운그룹의 오너경영인으로서 능력과 위상을 검증받은 것은 물론 위기극복을 진두지휘하는 결단력과 카리스마도 인정받게 됐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22일 "이번 사태에 대한 최 회장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여유있고 침착한 대응으로 대외적으로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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